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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여자의 건강,운동

검도 - 네 여자가 모였다. 다시 시작하는 검도

by 운동하는 부천여자 2024. 8. 20.

처음으로 뭉친 네 여자들

너무 오랜만에 네 여자가 모였다. 3호의 생일 파티 겸 만나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만나자마자 사진 찍고, 수다 떠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운동을 매일 할 때 매일 만나도 무슨 할 말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매일 수다를 떨었는데 이사를 간 3호가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더 많은 수다를 떨었다. 

 

네 여자만 모여 운동을 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생각보다 다들 열심히 했고, 재미도 있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에 힘이 풀려도 재미있게 웃으며 연습을 하고, 대련을 했다.

 

다른 관원들과 같이 할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뭔지 모를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여자들 넷이 주말 낮에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대단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뭔가 대견하기까지 하다. 운동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즐기며 한다는 증거이지 않나 싶어서다. 누구 하나 운동은 하기 싫다 했으면 안 했을 테지만 모두가 좋다고 찬성을 했고, 너무 기대되는 날이었다.

 

부담 없이 자유롭게 호구를 쓰고 기술연습을 하고 잠시 쉬었다 가면서도 입은 쉬지 않고 운동을 했다. 다시 호구를 쓰고 대련을 하면서 5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집중을 하고 재미있게 뛰어다녔다. 

 

검도로 인해 욕심이라는 것이 생기고 자존감은 바닥났다.

검도라는 운동이 재미도 있고, 운동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는 운동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하지만 한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약한 몸으로 시작한 탓에 실력이 늘지 않으면서 시합은 나가려니 늘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 같은 것이 들었었다. 열심히 하려고 해도 멤버들 덕에 입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내가 이 자리에 계속 있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나는 우리 멤버들 중 누구 하나라도 이겨볼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다만 단체전에서 최소한 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한 만큼 실력도 받쳐주면 좋으련만 다치기만 하니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기 시작했다. 늘 시합에서는 교체대상이 되어야만 했고, 또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게 너무 싫었다. 자존심도 상했다. 그렇게 시합을 다녀오면 뭔가 들러리로 나갔다 온 기분이 들어 한참 동안 우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검도에 대한 재미를 다시 찾게 되었다.

어차피 세명의 멤버가 있으니, 나는 시합에서 빠지고 싶었다. 어차피 세 명이 나가는 것이 더 유리한데 후보 선수 신경 쓰느라 그중 누구 하나는 교체가 되어야 하거나, 내가 교체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싫어서였다. 처음부터 나가지 않으면 교체될 일도 없고, 그것으로 우울할 일도 없으니 나는 그게 편했다.

 

그런 일들로 검도를 하면서 슬럼프가 왔다. 처음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을 해야 할지 많이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좋아하는 선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시합에서 이길 생각을 하지 말고 이 선수가 멋지게 득점한 기술을 연습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가 손목 치기였다. 이렇게도 따라 해 보고 저렇게도 따라 하다 보니 열 번 중 한두 번은 먹혔다.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그 손목 치기만 했다. 

 

이런 식으로 재미를 찾아갔다. 기본기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 깊이 생각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바짝 연습해서 보는 심사. 승단에 대한 욕심도 사라졌다. 누가 봐도 쟤는 잘하네.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기본기부터 연습해 나가기를 결심했다. 다시 검도가 재미있어지고 있다. 시합에서 후보고 교체선 수고가 이제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아 졌다. 하지만 이제 나의 목표를 교체선수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기본기부터 실력을 다져 갈 것을 나 자신과 약속했다. 

 

오늘부터 나의 목표는 교체선수가 되지 말자 이다.